갑작스런 비가 쏟아지고 있다.

어린 시절, 한여름의 소나기처럼 천둥, 번개와 함께. 그때는 저 멀리 산머리에서 또는 수평선 자락에서 먹구름이 순식간에 키를 키워 어느새 하늘을 덮고 오늘처럼 비가 내렸었다.

어느 키 큰 나무 아래서, 어느 집의 처마 아래서 떨어지는 빗방울을 바라보며 한 여름의 무더위를 속을 뛰어 다니느라 온 몸을 감싼 열기를 느끼며, 저 빗속을 뛰어 다니는 즐거움과 어머니의 엄한 눈초리와 회초리를 번갈아 떠올리며 망설이곤 했었다.

어린 시절 바라본 세상을 그렇게 단순하고 명확했다. 행복은 늘 손에 닿는 곳에 있었고, 별 어려움없이 따먹을 수 있는 과실과 같았었다.

그렇게 즐거움이 가득한 세상에서 보낸 어린 시절이 얼마나 소중한 것이었던가를 지금에서야 조금은 느낀다.

언젠가 나의 아이들도 그랬으면 싶다.


06 2, 2009 15:14 06 2, 2009 15:14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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